사실 'ㅁㅁ이라는 나라는 이렇다네요.'라고 외국의 특이한 문화를 소개하면서 전후사정 모르고 '충격적이네요.'라고 말하고 '이 미개한 것들.'이라고 내심 생각하는 거 자체가 미국 애들이 좋아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괜히 사대주의적인 생각에 빠져서 '미국님이 비웃는 것을 보니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니까, 저 주제만 아니었다면 그렇다는 소리다. 전후사정 따져봐서 우리가 스스로 떳떳하다면 남들이 잘 모르고 뭐라고 떠들든, 신경쓸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저 주제만큼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부끄러운 주제라고 생각한다.
왜 부끄러운 일인 지 잘 와닿지 않는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일반적인 동양인에 대한 편견으로 운전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이 있다. 만약 당신이(당신이 동양인이라는 가정 하에) 미국에 갔는데 동양인 전용 주차 공간이 따로 있고 그 주차 공간을 다른 것보다 넓으며 그 가운데에는 찢어닌 눈 같은 동양인을 암시하는 심볼이 그려져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은가?
그런데 가장 우스운 점 중 하나는 저런 여성전용 주차공간이 여성차별 시대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성 평등을 향한 변화의 일환으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당연히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존재라는 페미니즘과는 정반대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아직 페미니즘이 뭔 지 제대로 알거나 고민한 사람이 많이 없는 것인 지, 저런 병크가 많이 일어난다. 그냥 여성에게 당장 이득인 것처럼 보이면 무조건 성 평등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실상 여성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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