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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0일 수요일

여성의 순결이 요구되는 이유

일부일처제가 존속되는 한 여성의 순결은 요구될 수밖에 없다.

혼전순결을 논한 어떤 블로그를 보면 엄연한 일부일처제 결혼의 현실(법적, 사회적)을 외면하고 마치 지금이 원시시대 프날루아 혼으로 부모형제만 제외하고 아무하고나 떡을 치고 아버지의 부양없이(다수의 아버지후보만 존재) 어머니들만 자녀를 키우는 모계사회(양육은 여성전담)인양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다.

먼저 우리사회는 자녀교육열이 굉장히 높은 사회다. 사교육경쟁이 극심하다는 건 굳이 내가 설명할 필요없는 사실이고 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래서 이 나라에만 있는 '기러기 아빠'라는 불쌍한 남자들도 존재한다. 남자들이 결혼하면 가족의 생활과 자녀교육지원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사회다. 그리고 법적으로 일부일처제만 용인하는 사회이다. 성을 누리고 싶은 자유, 인정하지만 누구나 일부일처로 결혼해야 된다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럼 현재와 같은 일부일처제의 유래와 여성의 혼전순결이 어떤 관계를 갖는지 엥겔스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잠깐 들어보자.

일부일처제가 생겨난 것은 비교적 거대한 부가 한 사람의(그것도 한 남자의) 수중에 집적된 결과이며 또한 이 부를 그 남자의 자식에게 상속시키려는 욕구의 결과였다. 이 목적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여자의 일부일처제였지 남자의 일부일처제가 아니었다. 따라서 이 여자의 일부일처제는 남자의 공공연한 혹은 은폐된 일부다처제 생활을 결코 방해할 수 없었다.


일부일처제는 자연적 조건이 아니라 경제적 조건에 기초한, 즉 원시적인 자연성장적 공동소유에 대한 사적소유의 승리에 기초한 최초의 가족형태였다. 가족 내에서 남편이 지배하는 것, 그의 부를 상속할 틀림없는 자신의 아들을 얻는 것 이것이 단혼의 유일한 목적이었다.   - F. 엥겔스 <가족, 사적소유 및 국가의 기원>

일부일처제의 목적은 시공을 초월하여 결혼전의 순결을 원칙적으로 요구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이 요구의 현실적인 실천은 항상 여자에게만 부담되었다. 남자는 자신의 아내가 되기위한 첫번째이며 또한 최고의 자격으로서 여자가 신혼 첫날밤에 남편에게 육체적인 순결함을 검사받을 것을 요구했다. 아내에 대한 이런 요구에는 상속인의 혈통을 정확하게 유지한다는 일부일처제의 물질적 목적이 있었다. 신랑이 신혼 첫날밤에 신부가 처녀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 신랑은 첫째로 아내가 앞으로도 정조를 지킬것이라는 점과 둘째로 결혼 후 태어난 자식은 남편으로서 신부를 포옹한 결과 태어난 최초의 열매라는 점을 증거로 확보하는 것이 되었다.   - 에두아르트 폭스 <풍속의 역사>

만약 여자들이 성적 자유를 누릴 수 있으려면 아버지들이 사라져야 하고, 아내들은 남편에 의한 부양을 더 이상 기대해서는 안 된다.    - 버트런트 러셀 <우리의 성윤리>

여성의 순결과 정숙에 관하여 - 데이비드 흄


내용과 출처를 기재했으니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면 직접 일독할 것을 권한다.

일부일처, 또는 일부다처제가 확립되지 않았던 원시공동체 사회는 구성원 모두가 협력해 약간의 식량을 구하고 계속 이동하는 사회였기에 잉여재산이 크게 축적되지 않았고 계급도 발생하지 않았다. 계급과 신분질서는 정착농경생활을 시작해 잉여생산 축적이 가능했던 신석기 시대부터 발생했다. 남성이 강한 경제력과 권력을 갖추기 시작한 신석기 이전에는 부모형제만 제외하고 아무하고나 성관계를 맺는 푸날루아혼이 있었다.

일명 모계사회가 그것이다. 그런데 모계사회는 모권사회가 아니었고 여자들의 지위는 사실상 비참할 뿐이었다. 모권사회는 있을 수 없는 것이 태초부터 있었던 전쟁(생존투쟁)에서 인간의 여성은 약자였기 때문이다. 프날루아 혼과 같은 난혼에서 여자의 지위는 침팬치 암컷과 유사하다. 상당수의 유인원 종 가운데서는 수컷들이 다른 수컷의 새끼를 죽이고, 암컷에게 자신의 정자를 주입해서 다시 수태시키는 일이 적지 않은데,(사자도 그렇다) 이것이야말로 다른 수컷의 유전자를 없애버림으로써 자신의 유전자가 들어설 여지를 만드는 그야말로 폭력적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암컷들은 주위의 수컷들에게 성적쾌락을 관대히 제공함으로써 그 수컷들이 마치 새끼의 아버지라도 되는 양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궁극적으로는 그 수컷들이 자기 새끼를 죽이지 않도록 한다. 가령 새끼를 데리고 있는 암컷 침팬치와 마주친 수컷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저 암컷은 예전에 내가 같이 어울린 적이 있었지, 그 때 바오밥나무 뒤에서 정말 화끈하게 놀았으니까, 어디보자. 새끼가 한 마리 있군. 근데 저 녀석은 날 닮은 것도 같은데??'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자녀를 낳아 기르는 고된 노력은 온전히 여자들의 몫이었다. 여자들은 육체적, 경제적으로 약자였지만 남녀를 떠나 집단전체적으로 경제적 차이가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동생활과 협력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착농경생활을 시작하며 개인간 경제력의 차이가 심화되고 육체적인 힘이 앞섰던 남자들이 더 많은 재산축적을 하게되었다. 이제 남자들은 아무하고나 상대하는 여자에게서 난 자식이라도 공동체의 유대감으로 같이 돌보는게 아니라, 자신의 사적소유로 확보하고 내놓지 않았다.

여자가 남자에게 자녀의 부양투자를 이끌어내려면 자신의 성적순결과 정조를 바쳐 자신의 자녀가 남자의 자녀임을 확실히 보증하는 방법뿐이었다. 그래서 일부다처 또는 일부일처제가 확립되었다. 데이비드 흄이 말했듯이 남성의 책임은 여성의 순결과 비례하는 것이었다. 그럼 지금의 한국사회는 어떠한가? 자녀의 부양투자면에서 가히 세계제일이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부양투자는 누가 더 극성일까? 분명 자기새끼는 끔찍히도 위하는 어머니들이다. 그래서 '치맛바람'이란 말도 있다.

이런 사회에서 결혼해 자녀를 낳고 남편에게 아버지로서의 무거운 역할을 요구하겠다면 혼전순결과 정조를 지킴은 당연한 것이다. 애초에 일부일처제가 그런 것이었지만 더구나 한국과 같은 '아버지 학대착취사회'라면 남자들의 이런 요구는 더욱 정당하다. 내 자식이 아닐지도 모르는 자녀에게(그러나 어미는 확실한) 엄청난 비용을 쏟아붓고 싶은 남자는 없다. 제버릇 개 못준다고 혼전에 문란하게 놀던 여자가 결혼한다고 갑자기 조신한 현모양처가 된다고 보긴 어렵다. 따라서 남자들은 장기적 동반자관계인 상대의 성실성과 신뢰성을 파악하기 위한 조건으로 순결을 보게되는 것이다. (순결을 안 보겠다는 일부 머슴들이여 수고가 많다. 너희가 있어 쓰레기가 처분되고 사회문제가 줄어드니 말이다. 앞으로도 투철한 머슴정신으로 수건제거반 활동을 부탁한다.)

이러니 남자에게 순결을 보지 말라는 헛소리는 이제 그만하라. 너희들은 꿩먹고 알먹고 어디까지나 너희 이기심을 충족시키고 싶을 뿐이다. 혼전에 자유롭게 프리섹스하고 혼후에도 쿨하게 즐기며 살고 싶다면 일부일처제를 포기하라. 그리고 남자에게 책임을 요구하지도 마라. 애는 혼자 낳아 기르던 어디 맡기던 알아서하고, 그게 힘들면 남자가 아닌 사회복지로 미혼모에 대한 지원을 요구해라. 그러나 사회는 다시 원시공산제로 돌아가주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이 대한민국 사회에 그런걸 기대하면 얄짤없을 것이다. 좋은 아내와 어머니가 될 것인지, 잠시잠깐 내키는대로 즐기다가 선택 못받고 비참하게 홀로 늙어가든지 선택은 자유다. 그러나 시장의 수요를 외면한 상품은 잘 팔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두는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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